당분간은 호야 황달로 인한
입원 이야기가 계속될것 같다.
호야는 현재도 입원중이고 지난 일주일간
정신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가 이제야
기록을 남긴다.
화장실 모래 전체갈이 등..
아직 못 올린 이야기들이 많은데
차분히 하나하나씩 시간 순서대로 올려볼까 한다.
말 그대로 호야가 다시 입원을 하게 됐다.
지난 11월 22일에 퇴원하고 약도 다 잘 챙겨 먹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싸고 잘 지내고 있었는데..
11월 30일 밤.
호야가 구토를 했다.
소화가 된 사료와 장난감에 달려있던
비닐 2개.....
호야는 4번을 연달아서 구토를 했고..
췌장염 수치가 높긴 하지만 먹었던 이물질을
다 토해냈으니 일단은 지켜보기로 하고 잠에 들었다.
근데 다음날 일요일 오전.
누군가의 구토소리에 벌떡 일어나서 봤는데
호야가 침대 아래에 토를 뿜어놨다.
그냥 토한 게 아니라 앞으로 일자로 그냥 말 그대로
뿜은 거다.
그리곤 거실로 나가서 또 토를 했다.
이 날은 남집사와 나의 생일 때문에
친정부모님과 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호야 구토 때문에 눈을 뜨자마자
병원에 전화해서 이야기하고 바로 병원으로 갔다.
눈뜬 지 30분 만에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고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이 장난감에 달려있는
저 하얀색 돌돌 말린 비닐을 2개를 끊어먹었다.
호야가 22일 퇴원하고 난 후...
청소하면서 26일 아침에 이 장난감을
소파옆에서 발견했다.
(매일 청소를 하지만 25일까지만 해도
이 장나감은 없었다)
남집사가 아이들이랑 놀고
서랍 안에 넣어두지 않았던 거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남집사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
이게 26일인데..
호야는 4일 동안 배안에 이 비닐들을 갖고 있다가
30일 날 토를 한 거다.
우리 집에는 이런 줄이나 끈 같은 걸 두면
끊어먹는 아이들이 둘이나 있기에 (호야, 루디)
장난감으로 놀고 나면 꼭 아이들이 열 수 없는
서랍 안에 넣거나 안전문이 있는 작은방에 넣어둔다.
근데 남집사가 잊고 안 넣은 거다.
병원으로 가는 차 안.
호야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도대체 왜 또 자기가 타를 타고 있냐고
항의하는 듯한 눈빛으로 계속 나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가끔 옆을 지나가는 커다란 차도
놀란 눈으로 구경했다.
병원에 도착한 호야.
잔뜩 겁에 질린 눈빛이다.
이 날은 호야 담담 선생님이 자리에 안 계셔서
다른 선생님이 호야를 봐주셨다.
검사하러 들어간 호야가 나오지 않았다.
그 선생님이 호야 입원을 말씀하셨다.
바로 입원을 할지 약을 타서 퇴원을 할지
선택하라고 하셨는데..
결국은 입원을 말씀하셨고..
혹시나 하고 가져갔던 모래랑 넥카라를
가지러 차에 갔다 오는 길에...
일단은 집에 데려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선생님께 지난번 퇴원할 때랑 담관 크기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일단 집에 데려가는 게
좋지 않을까 다시 말씀드렸더니
입원을 하라고 하셨다.
검사 결과지를 호야가 퇴원한 2일 날에
받았다.
선생님이랑 상담할 때는 자세하게 보지 못했었다.
지난번 22일에 퇴원할 때랑 비교해 보면
췌장염수치도 떨어졌고
빌리루빈 수치도 정상이다.
담당선생님 외에 다른 선생님들은
호야의 히스토리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수치의 고양이를 집에 보낸다는 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담당선생님도 보통의 이런 수치의 아이들은
병원에 실려서 온다고 했다.
이런 수치의 다른 고양이들은
호야처럼 활력이 좋고 잘 먹는 애들이 없다고..
그래서 호야의 히스토리를 모르는
선생님들은 이런 수치를 보면
먼저 '아이가 잘 못될 수도 있다'라고
보호자에게 먼저 이야기를 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수치라고 하셨다.
근데 호야는 다른 아이들과는 좀 다른 케이스다.
간수치가 측정이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도
(간수치는 1000까지가 측정이 되는데
호야가 입원하러 들어갈 때는 대부분
1000 이상으로.,, 'OVER'가 뜬다.
호야의 지난달 결과지에도 OVER가 떠있다.)
호야는 활력이 좋고 잘 먹고 잘 논다.
그래서 호야 담당선생님은
입원할 때 간수치가 측정이 안되면 입원시켜서
상황을 좀 보고 수치가 내려가는 게 보이면
선생님 판단 하에 집에 가서 살펴보라고 하신다.
호야는 병원에 있으면 스트레스가 심하고
어느 정도 수치가 잡힌 후에 집에 가면
분명 좋아졌기 때문에 퇴원을 시키셨다.
근데 이번에는 담당선생님이 안 계셨고..
결국 호야는 입원을 하게 됐다.
집에 오니까 병원에서 알림톡이 와 있었다.
시무룩한 호야..ㅠㅠ
잔뜩 무서워하는 눈동자..
나는 이날...
호야 입원결정에 호야 병원에서
눈물이 터져버렸다.
모래를 가지러 지하에 내려가서
엉엉 울고... 좀 진정하고 모래를 가지고
다시 병원에 올라갔지만...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또 울음이 터져버렸다.
그래서 호야가 입원을 하고 있는데
한번 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아이들은 집사가 불안해하거나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스스로 포기해 버린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서..
호야 앞에서는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도저히 내 자신이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호야를 보는 건
호야 불안감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호야 1일 날 입원할 때 했던 검사 영수증.
간, 췌장 등 검사비용이다.
다음날 2일 호야.
다음날 오전 병원에서 호야 알림톡이 왔다.
호야는 밤새 잘 지내고 있었다며
병원에서 오전 알림톡이 왔다.
내가 집에서 가져간 넥카라는 작아서
자꾸 바늘 꽂은 곳을 핥아서 조금 더 큰
병원 넥카라로 바꿔주었다고 하셨다.
2일 날은
호야 담당 선생님이 호야 초음파를 해보고
퇴원하라고 하셨다.
담관이 퇴원 때랑 별 차이는 없다고 하셨고
혈액검사는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고 하셨다.
2일 날 호야 퇴원하는 날.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호야가 지랄발광을 보여줬다.
호야가 다시 건강해진 것 같아서
안심이 되면서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죽을 것 같다는 듯 숨을 가쁘게 쉬면서
이동장을 물어뜯고... 숨넘어갈 듯 설쳐서
내가 밟을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한 호야.
또 여기저기 구석구석 다니면서
체크하는 호야.
지혈하느라 붙여둔 테이프가 신경 쓰이는 호야
병원에서 온 오빠 냄새를 맡아보는 두리
병원 영수증을 옆에 두고
그루밍 삼매경인 호야 ㅎ
호야 퇴원하는 날 영수증.
호야는 집에 와서 구석구석 돌아보다가
그루밍을 좀 한 후 곧장 밥을 먹었다.
이때가.. 호야 입원의 마지막이라 생각했고
밥 잘 먹고 잘 놀고 하길래..
아플 거라곤 생각도 못했었다..
이 12월 1일, 2일이 많이 힘들었지만..
이다음부터가 더 많이 힘들 거란 생각을 못했었다.
이다음부터는 정말...
내 마음이 지옥이었고 정신도 아예 나갔었다.
12월의 첫 일주일이 나에겐
지난 몇 년을 합친 때보다 더 많이 힘든 시간들이었다.
호야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입원 중이다.
다음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기록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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